복수 전공 이야기

나는 컴퓨터공학과와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했다. 3학년 때 경영학과에서 느낀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경험들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보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다 경쟁이었다. 은근한 경쟁이 아니라 진짜 경쟁.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이었다.

경영학과의 분위기가 경쟁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 각 과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왔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 없다.
2) 인문사회과학캠퍼스는 자연대에 비해 자원이 부족하다.
나는 본래 남을 의식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분위기에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다시 자연과학캠퍼스에 돌아와서 보니, 인문계열 학생들이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자연과학캠퍼스 학생들은 팀플을 정말 못한다. 경영학과 학생들은 적어도 팀플의 기본은 되어있다. 모든 모임은 짧은 시간이라도 꼭 만나서 하며,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려 한다. 내용을 분류하고 분석하고 구조를 잡는 능력도 뛰어나다. 경영학과 학생들은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한다. 반면에 공대생은 팀플을 무조건 divide and conquer로 해결하려 한다. ‘여기서 여기까지 누가 맡고, 여기서 여기까지 누가 맡아서 합쳐서 끝내자’. 의사소통도 잘 되지 않는다.

공대생들과 인문대생들이 같이 듣는 수업이 늘어나면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공대생들의 형, 동생 하는 편하고 친근한 느낌, 기술적인 능력이 인문대생들에게 더해지고, 인문대생들의 팀플 능력, 의사소통 능력이 공대생들에게 더해진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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