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연이 아니다

오늘 석사 리더십 수업은 정말 실망이었다. 좋은 강연은 미사여구의 나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식상하다 못해, 단물 쓴물 다 빠진 레퍼토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스티브 잡스는 이랬는데, 우리는 이래서 안 된다.”, “기술만으로는 경쟁하기 힘들다. 인문학이 필요하다.”, “해야하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재미도 없고, 신선함도 없고, 감동도 없었다. 강연으로 유명한 사람은 수년 전에 비해 늘었지만, 강연의 수준은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늘 그렇게, 뻔한 주장만 던지고 가버린다. 과목은 석사 리더십인데, 강연 내용은 리더십과 무관했다. 자기가 매번 하던 강연을 여기서 똑같이 하고 갔다. 청자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간 셈이다.

이런 비슷한 일을 지난 2013년에도 겪었다. “2013 SW+인문 컨퍼런스”가 열린다고 하기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 가본 적이 있다.

그런데 웬걸, 강연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었다. 이 컨퍼런스의 주제가 “SW + 인문”이라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가 매일 하던 강연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강연이 모두 끝나고, 맨 마지막에 토크쇼 세션이 있었다. 사회자는 페이스북 댓글로 질문을 받았고, 나는 아래와 같이 질문했다.

비록 강연에서는 SW와 인문을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 못 들었지만, 토크쇼에서 그들이 SW와 인문학을 융합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사회자가 연사분들께 여쭤봤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못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그들은 SW와 인문학의 융합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어 보였다. (결국 토크쇼 시간에도 각자 자기 이야기만 하다 끝났다.)

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강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사여구만 늘어놓는 강연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융합을 흉내내는, 소통을 흉내내는 강의도 필요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탕, 삼탕하는 강연을 듣기보다는, 학생들 모두가 같이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토론하는 수업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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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on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연이 아니다
  1. NoSyu says:

    향후에는 강연은 TED 비디오 보듯 접할 수 있고, 토론을 한 자리에서 만나 얘기하듯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토론 역시 온라인으로도 가능한 시대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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