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2

오늘의 일기
* 오늘은 흥미로운 일 두 가지를 겪었다. 우선 간단한 일부터. 저녁 식사 시간에 하버드에서 이곳으로 인턴 온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곳엔 어떤 동기로 왔는지 물었다. 다양한 기회가 있었는데, 실리콘 밸리는 어차피 내가 일할 곳이니 여행하는 셈 치고 중국으로 인턴십하러 왔다고 했다. 실리콘 밸리를 어차피 가서 일할 곳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둘째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우울한 일인데, 사실 우울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흥미로웠다. 지난 주말부터 어쩌다보니 클라이밍 모임에 나갔고, 오늘은 위챗 그룹에서 두 번째 클라이밍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대화에 참여하면 보통은 친구들도 함께 영어를 써주는데, 그 때 한 친구가 “여기는 왜 영어를 쓰느냐?”고 물었다. 내가 “나 때문인데, 사실 중국어를 써도 괜찮다. 간단한 것은 알아듣고, 모르는 것은 번역기를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건 마치 한 사람의 채식주의자가 있다고 비채식주의자가 채식해야만 하는 것과 같다”고 불평했다 (물론 중국어로). 이와 동시에 “우리가 미제(美帝)에 가면 당연히 미국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처럼, 외국인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EBS 중급 중국어 캡쳐를 보여주면서 “나 중국어 공부하고 있으니까 읽을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본 그 친구는 대단하다며, 대단히 사랑스러운 외국인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0권에 달하는 중국어 ebook 목록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당연하게 대우받으려 하는 외국인으로 생각해 기분나빠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친구로 인해 촉발된 논쟁으로 인턴들끼리 서로 각종 논쟁을 했지만, 잘 마무리되었다. 논쟁의 주제가 정해졌으니 어떻게 보면 그 내용은 뻔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이에 내가 “나 때문에 논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희들 모두 다 이해한다. 너도 내가 중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쓰기는 잘 못하니까 영어로 이야기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 라고 했더니, 본인은 당연히 괜찮다며, 너는 사랑스러운 외국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도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사실은 너희들이 중국어를 쓰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이야기하고 잘 마무리했다. 중국어를 공부하기를 잘했다고 느낀 순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에서 자국중심주의를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잘 대처해서 다행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었을 것 같다.

ebs chinese.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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