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6

오늘의 일기
* 어제 육군훈련소에서 퇴소했다. 오랜만에 사회에 돌아오니 정리할 것도 많고, 훈련소에 관련된 것들을 찾아읽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밤을 지새우고 있다.
* 점호 시간은 정말 최악이었는데, 그중에 백미는 웃음체조였다. 아마도 군 조직의 유화를 목표로 시작한 활동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색한 사람과 마주보고 손바닥을 부딪히며 억지 웃음을 짓는 정말 불편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웃음체조가 끝나고 나면 허깅을 하는데 꽤나 불쾌하다. 관련 내용을 찾다보니, 예전에는 ‘웃음벨’이라는 것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큰 차이는 없지만 웃음벨보다는 웃음체조가 훨씬 나은 것 같다.


* 육군훈련소에서의 훈련 강도는 낮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익 요원 그리고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훈련을 진행해서 그랬으리라고 생각한다. 훈련소에서 보낸 시간을 돌이켜보면 대기 시간이 60%, 훈련과 무관한 잡일 20%, 훈련 시간 20% 정도로 이루어졌던 것 같다. 무의미한 대기 시간, 그리고 훈련과 무관한 잡일을 제외한다면 2주 안에도 훈련을 마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기 시간에 책을 읽다보니 대강 30권 정도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 종교행사는 정말 문화충격이었다. 첫 주 종교행사에는 불교를 갔었는데, 법회가 끝나니 Lotus라는 자체 댄스팀이 와서 법당에서 춤을 추었다. 별로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법당에서 춤을 춘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첫 주 원불교에는 원광대학교 항공학과 여학생들이 와서 춤을 췄다고 들었다. 이 때문에 2주차 종교행사에서는 원불교 참석 인원이 크게 늘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원광대 학생 또는 항공학과 여학생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주 불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 어린 나이의 분대장들이 반말하는 것이 기분나쁘다는 사람도 종종 있었지만,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계급 위주의 군대에서 악의 없이 지휘 계통에 따라 반말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함.
* 훈련 전후의 가장 큰 변화는 2년 남짓의 현역 복무가 생각보다 더 큰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가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청년들에게 애국심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여전하다. 20~22살 정도의 어린 청년들에게 ‘더욱 성숙할 수 있는 시기’,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 포장하며 젊은 청춘을 나라에 바치도록 하는 것이 꽤나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서 군은 꼭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이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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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on “20181026
  1. junghan says:

    다녀오셨군요ㅎㅎ 춥지 않던가요? 저는 전문연 훈련소를 10월 말에 갔었는데 눈치우고 추웠던 기억 뿐입니다… 한참 지나고 나니 그때가 그립네요ㅎㅎ 수고하셨습니다!!

    • gumdaeng says:

      다행히도 날씨는 정말 좋았네요 🙂 덥지도 춥지도 않고, 비도 거의 오지 않아서 편히 훈련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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